도시농부 김상호

(7) 옥수수


이래봬도 나는 세계 3대 식량, 수확량은 세계 1위


얘들아, 안녕! 나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찰옥수수야. 

나와 친구들은 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으로 꼽혀. 또 사람이 가장 많이 재배하고 수확하는 작물이지. 생산량으로는 곡물 중 세계 1위야.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식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요리 재료로 많이 이용돼.

 

최대 생산국 미국, 다양한 옥수수 먹거리 개발

나는 미국과 중국에서 많이 나. 전 세계 옥수수의 53~55%가 생산되는데, 특이하게도 중국은 수요가 워낙 많아서 나를 오히려 수입하는 나라야. 종합하면 나를 생산하고, 수출하고, 소비 하는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이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해.

미국의 ‘콘 벨트’는 나를 집중적으로 기르는 농업 지역이야. 

미국의 중부~서부에 걸쳐 있는 광활한 구역으로, 나를 말 그대로 ‘먹고 남을 정도로’ 많이 재배해.

 한때는 미국인 1인당 옥수수 1t 을 주고도 남을 정도로 과잉 생산됐어. 

그래서 다양한 소비 방법을 연구했지. 옥수수로 만든 먹거리가 많은 이유야.

 또 원유의 대체 에너지인 바이오 연료의 핵심 원료로도 내가 많이 쓰여.

놀라운 점은, 내가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사람의 식량이나 연료 산업이 아니라는 점이야. 

정답은 가축 먹이(사료)거든. 전 세계에서 한 해 생산하는 옥수수는 약 11억t 정도인데, 이 가운데 60% 정도가 가축 사료를 만드는 데 쓰여. 계산해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소비하는 쌀보다 더욱 많은 양이지.

 

우리나라 수입 옥수수 80% ‘유전자변형식품’

여기서 고민거리가 생겨나. 옥수수 사료가 가축, 그리고 가축의 생산 물을 먹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냐는 점이지.

원래 소, 돼지, 닭 등 가축은 주로 풀을 먹고 자라는 초식동물이야. 

그렇지만 가축을 더 빨리, 더욱 크게 살찌우기 위해 생산량이 많은 곡물을 사료로 주기 시작했어.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풀이 아니라 곡물만 먹은 가축은 당연히 여러 가지 병을 앓게 됐어. 

또 가축이 곡물을 많이 먹으면 근육에 지방이 촘촘하게 생기는데, 이런 고기는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해. 

특히 국내에서 생산하는 사료에 쓰이는 수입 옥수수의 열 중 여덟은 병충해에 잘 견디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재배한 GMO(유전자변형 식품)라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이유야.

 

옥수수 주변 콩, 옥수수 심으면 서로 좋아

이제 나와 친구들이 어떻게 나고 자라는지 알아보자. 

우리는 한국 기후에서는 1년에 두 번 심고 수확할 수 있어. 씨 뿌린 뒤 보통 90일 지나면 열매를 수확할 수 있지. 그래서 봄(4월)에 심으면 7월, 여름(7월)에 심으면 10월에 수확해.

우리가 자라려면 많은 영양분이 필요해. 우리를 같은 곳에 계속 심을 때는 1년에 한 번만 재배할 정도야. 또, 우리는 반드시 사람의 손길이 있어야 자랄 수 있어. 

반드시 사람이 외피(겉껍질)를 벗겨내고, 알갱이를 하나하나 골라서 심어줘야 잘 자라. 

껍질째로 심으면 어떻게 되냐고? 자라지 못하고 썩어버려. 참 손이 많이 가지?

참, 우리가 자랄 때 꼭 필요한 친구가 있어.

 바로 콩과 호박이야. 우리가 잘 자라려면 영양분이 필요해. 

그런데 우리 주변에 콩이 자라면 콩의 뿌리혹박테리아가 영양분을 나눠줘. 

콩도 길게 뻗은 우리의 줄기를 타고 올라가니, 햇빛을 많이 받아 잘 자라지. 

호박도 우리와 서로 도움을 주는 작물이야. 무성한 호박 줄기와 잎은 땅으로 번져서 내 주변에 풀이 자라지 못하게 막아주거든. 나와 콩, 호박처럼 서로 돕는 관계를 상부상조(相 扶相助, 서로 도움을 주고받음)라고 해.

 

수확한 뒤 20분 이내 먹으면 ‘맛 최고’

나는 한 대에서 1~2개를 수확해, 수염은 차로 끓여 먹을 수 있지. 

맛있는 부분이 하나 더 있어. 한창 익어가는 대를 잘라 씹으면 사탕수수처럼 단맛이 나. 그래서 나의 몸통을 이용해서 시럽을 만들기도 해.

여기서 질문 하나. 옥수수는 언제 먹는 게 가장 좋을까? 

완전히 익기 전에 수확하고, 수확하자마자 바로 먹는 게 가장 맛있대. 달콤한 옥수수도 수확한 지 20분 지나면 서서히 당도가 떨어지거든. 이러한 내 특성에서 생겨난 미국 속담이 있어.

“옥수수밭에 나갈 때는 어슬렁거려도 좋지만, 수확하고 나서 집에 갈 때는 죽기 살기로 달려라.” 

수확하자마자 바로 먹는 게 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야. 참 재미있지?

 

글·사진 도시농부 김상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변형식품)

‘좋은 특성을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재조립해서 만든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식품.

생물의 장점을 합해 생산량과 병 저항력, 영양소 등 강점을 늘리자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사람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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