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동화

[단양 정솔미 화가 x 어의곡 박원배 작가] 아빠는 히어로, 엄마는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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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내가 최고야 (캔버스에 아크릴 / 46x46cm / 2022년 / 정솔미)


[정솔미 화가의 말]

보자기 둘러메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때아닌 장화 신고 영웅 흉내 내는 아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영웅.


엄마따라 삐뚤빼뚤 서툰 화장 하고,

목걸이에 팔찌에 온갖 치장하고 나타난 아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야~



[박원배 작가 동화]

몇 년 전, 시환이와 채환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의 일이에요.

"치킨 나와라!"

시환이가 마술사가 되어 소리치자, 여동생 채환이도 나섰어요.

"나는 피자. 피자 나와라!"

그리고 조금 지나면, 두 사람 앞에 먹음직스러운 치킨과 피자가 나타났어요.


"이번 주말에는 놀이동산에 가서 신나게 놀고 싶어."

"오빠, 놀기만 하면 안 돼. 맛있는 것도 배불리 먹어야지."

놀라워라! 둘의 말이 놀이동산 가족 나들이로 실현됐어요.


그뿐이 아니에요.

패션모델을 꿈꾸는 시환이는 런웨이에서 옷맵시를 뽐내는 기회가 생겼어요.

발레리나가 꿈인 채환이는 발레 옷과 발레슈즈를 신었어요.

둘이 먹고 싶은 것은 모두 먹을 수 있었고,

원하는 곳도 갈 수 있었죠.


둘은 남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게 됐어요.

그렇게 둘은 마법사가 됐습니다.

말하는 모든 걸 눈앞에 펼칠 수 있는.


결국 시환이의 꿈은 슈퍼맨이 됐어요.

옷장에서 시작한 뛰어내리기는 외가 마루로, 유치원 담장으로 점점 더 높아졌어요.


시환이는 빠르고, 힘센 소년으로 하루하루 커 나갔습니다.

예쁜 공주 발레리나를 꿈꾸는 채환이는 엄마를 따라 화장하고,

장신구로 치장하곤 빙글빙글 춤을 추며 하루를 보내곤 했어요.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초등 5학년, 3학년이 된 시환이와 채환이.

더 이상 담장에서 뛰어내리며 하늘을 나는 슈퍼맨이나,

공주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는 나이가 됐어요.

오래전 자신들의 '마법'도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이라는 것도 알게 됐죠.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해준 히어로, 예쁜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해 준 공주님은

아빠, 엄마였던 거예요.


어느 날, 시환이가 말했어요.

"아빠는 히어로가 맞죠?"

채환이가 말했어요.

"엄나는 공주님이라는 것을 인정하시죠?"


히어로 아빠와 공주 엄마는 환하고 크게, 웃고 또 웃었어요.

"그래, 이제야 눈치챘구나. 아빠는 히어로고, 엄마는 공주야."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너희야말로 영웅이고, 공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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