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동화

[단양 정솔미 화가 x 어의곡 박원배 작가] 그림으로 만나는 동화 4


꽃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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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꽃비 내리는 날 / 캔버스에 아크릴 / 53.0x45.5cm(2023)

 

정솔미 작가의 말

분홍빛 가득한 벚꽃이 봄을 가져옵니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은 꽃비가 되어 내립니다.

아이는 떨어진 꽃잎을 놓칠새라 손으로 잡다가 우산을 꺼내어 봄을 가득 담아봅니다.

 

[박원배 작가 동화] 꽃이 지는 건 끝이 아니라 시작


4월 어느 봄날의 휴일.


약간의 비가 올 수도 있다는 일기 예보가 있었죠. 하지만 집에 그냥 있기에는 봄날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비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산을 챙겨 든 부모님과 시환, 채환 남매는 가족 봄나들이를 갔어요.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날.

화사한 꽃과 진한 꽃향기에 모든 가족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아빠 “내가 어릴 때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어요.”

엄마 “그래요. 예쁜 운동화를 갖고 싶어 꽃잎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엄마, 아빠 이야기를 들으며 과일을 먹고 있던 채환이가 벌떡 일어나 꽃나무 밑으로 달려가면서 말했어요.


“소원을 이루는 일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요. 소원을 찾아갑니다~.”


뒤따라 채환이도 뛰어갔어요.

둘은 한동안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어요.

 

한참 지난 뒤, 숨을 헐떡이며 시환이가 엄마, 아빠가 있는 돗자리로 왔어요.

“엄마, 우산 좀 주세요.”

떨어지는 꽃잎을 손으로 잡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소원에 빠진 시환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꽃잎을 잡지 못하자 ‘도구’를 생각한 거예요.

우산을 거꾸로 펼쳐 든 시환이가 꽃잎을 받아내기 시작했어요.


“아싸, 잡았다. 브랜드 축구화 갖고 싶은 소원 하나 완료요.”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꽃잎을 연달아 받아낸 채환.


“스마트폰에 게임기도 마련하고...”

오빠를 지켜보던 채환이도 우산을 펼치고 소원 이루기에 정신이 없었어요.

 

못해도 10가지 소원은 이룬 시환과 채환이가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바람도 심해지고.

실내로 자리를 옮긴 가족은 따뜻한 차와 음료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봤어요.


“뭐야? 소원이 무더기로 떨어지네.”

비바람에 꽃잎이 마구 떨어지는 모습을 본 채환이가 안타까움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평소 ‘이상한’ 표현을 잘하는 채환이가 말했어요.


“잡는 사람이 없으니, 아무도 이루지 못하는 소원이야. 소원이 물 먹었으니 이루어지지 않는 거지!”

엄마, 아빠와 주변 사람들이 시환이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웃었어요.

 

웃음이 끝나자 채환이가 훌쩍였어요.

“엄마, 꽃비가 내려요. 꽃잎이 슬프고, 꽃나무가 아파 보여요.”


오빠의 ‘멋진 표현’에 담긴 칭찬을 채환이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빠는 잘 알고 있어요.


“꽃이 마구 떨어지는 걸 꽃비라고 하는데, 채환이 말을 들으니까 비가 올 때 떨어지는 꽃이 진짜 꽃비라는 생각이 드네.”


엄마가 아빠의 말을 받아서 말했어요.

“채환아, 꽃잎은 슬프고, 아픈 게 아니야. 지는 것도 아니고, 떨어지는 것도 아니야.”


“그럼, 뭐예요?”


“열매를 맺으려는 새로운 출발이지.”


두 사람 대화에 시환이가 끼어드네요.

“추억으로 자리할 때 모든 게 더 아름답다는 것도 알려주지.”


시환이가 다시 멋진 표현을 했어요. 

이거 어쩌죠. 채환이 마음을 겨우 진정시켰는데...


그림 정솔리 화가, 글 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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